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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년남자는 다시 점잖게 말을 했다

 

 

 

 

중년남자는 다시 점잖게 말을 했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“아니, 참견을 안 할 수가 없게 만들잖아.

왜 싫다는 여자들 억지로 끌어내려 해!”

 

 

뚱뚱한 여자는 답답한 듯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렸다.

눈이 큰 여자는 중년남자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는 말을 했다.

초등학교 교사가 1학년 학생들에게 받아쓰기 문장을 불러줄 때처럼 정확하게, 천천히.

“저희가 이 언니한테 손찌검이라도 했어요? 아니잖아요. 끌어내기는 누가 억지로 끌어낸다고 그러세요?”

뚱뚱한 여자도 말을 이었다.

 

 

 

 

“손찌검은 이년이 했지, 저희는 아무 짓도 안 했다구요.

근데 왜 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 여자 감싸냐구요.”

나는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.

선한 인상인데다, 덩치도 작고 깡말라서 도저히 누군가를 때릴 것 같지 않았다.

중년남자는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두 여자를 타일렀다.

 

 

“그래도 그렇지, 말로 해결하면 될 걸 사람들 이렇게 많은 데서 싸워야겠어?”

 

“저희가 싸우고 싶어서 싸워요? 이 언니가 먼저 시작했구요,

그리고 내리기로 했던 데서 내렸으면 이렇게 안 됐어요. 아시겠어요?”

 

눈 큰 여자가 말했다.

 

그때 반대편에 앉은 나이 먹은 여자가 짜증 섞인 말투로 소리를 질렀다.

“시끄러워 죽겠네, 그냥! 어른한데 박박 대들구 뭐하는 짓들이여, 아주!”

 

“아줌만 또 뭔데. 미치겠네.”

 

“어른들 있는 데서 욕이나 하구 말이여! 빨랑 내리든가, 딴 사람들 싫어하는 거 안 보여?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