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개를 숙였더니 그녀가 그리워졌다 고개를 숙였더니 그녀가 그리워졌다 우리는 서너 대의 지하철이 더 지나갈 때까지 앉아만 있었다. 왜 그렇게 앉아만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.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만 있었던 것이다. 다섯 번째 지하철이 들어오는 신호음이 들렸고, 그녀는 일어섰다. 나도 그녀를 따라 일어서서 그녀가 탄 지하철에 올라탔다. 처음 타보는 미래의 지하철이지만 익숙했다. 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날 끌어 당겼다. 나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. 지하철의 문이 닫히면서 출발했다. 덜컹거림이 없는 지하철이었다. 그녀는 지하철 안내판을 보고 있었다. 나도 그녀를 따라 안내판을 쳐다봤다. 안내판의 글자를 알아 볼 수 없었지만 딱 한 글자는 알아 볼 수 있었다. 바로 ‘끝’이라는 역이었다. 그 글자를 제외하고는 복잡.. 더보기 이전 1 2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