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렸을 때는 바닷가로 이사를 가자며 단식투쟁을 벌이며 어렸을 때는 바닷가로 이사를 가자며 단식투쟁을 벌이며 졸라보기도 했고, 나 스스로에 대한 재정권을 확립했을 때는 그 의지가 많이 약해지긴 했었지만 그래도 이사를 가면 어떨까 많이 생각을 했었다. 하지만 결국 미국에 와서야 나는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. 열네 개 정도의 가구가 적갈색의 이 층 건물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. 관리인이 살고 있다는 일공이 호에서 열쇠를 받고 나는 이공육 호에 짐을 풀었다. 짐이라고 해봤자 되팔지 않고 남겨놓았던 몇 권의 책과 수천 곡이 담긴 MP3,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여벌의 옷이 전부였다. 방 안의 살림살이들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을 꼽을 수 없을 만큼 꽤 단출했다. 나에게도 그 편이 오히려 나았다. 이 방을 나갈 때 행여나 더 채워놓고 나가야한다는 부담감도.. 더보기 이전 1 2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