미옥은 또 다른 자신의 눈인 안경을 바르게 고쳐 쓰며 방금 전보다 미옥은 또 다른 자신의 눈인 안경을 바르게 고쳐 쓰며 방금 전보다 선명해진 김감독의 얼굴을 휙 둘러봤다. 그리고 짧은 한숨과 헛기침을 연달아 내며 또 왜 그러냐는 식으로 지난 여름휴가 때 동남아 여행에서 신나게 볕에 그을려 검붉어진 얼굴빛이 아직 덕지덕지 남아있는 그의 얼굴 정면에 서릿김을 내보였다. 순간 그녀는 평소에 팬더 같다고 놀리곤 하던 그의 눈 밑 다크써클까지도 별로 달갑지 않게 여겨졌다. 아, 알았어. 그렇게 좀 노려 보지마. 난 유작가가 그 표정 지을 때, 제일 무섭더라. 차갑게 쏘아붙이는 미옥의 눈빛에 잔뜩 질린 표정을 지어 보이던 김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두 손을 합장하고는 그녀에게 그만 기분 좀 풀라고 어울리지 않는 애교까지 부린다. 그리고 바로 출입문 쪽 벽에 기대어 시나리오를..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